곡 카피를 해야 하는 이유
다른 사람이 만든 노래를 카피하는 것은 작곡, 편곡 실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기본 음악이론을 습득하였다면 이젠 곡의 구조에 대해 배울 차례다. 단순히 코러스가 어디에 있고 간주는 몇 마디인지가 중요한 것만은 아니다. 곡의 구조에 따라 어떤 방식으로 음을 설계하고 조립하였는지, 어떤 음색을 사용하였는지, 코러스로 진입할 때의 긴장감 고조를 어떤 식으로 표현하였는지 등 편곡에 대해 배워야 할 것이 많다. 이론을 알아도 실전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는다면 이젠 카피를 해볼 차례다.
어떤 곡을 카피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만들고 싶은 곡의 장르를 정해야 한다. 그전에 노래를 다양하게 들어보는 것이 좋다. 대중가요의 발전 역사가 생각보다 길지 않다. 클래식부터 퓨처 알앤비까지, 이제껏 발전해 온 음악의 역사 순서대로 대표곡 한 두곡씩만 들어보아도 당장은 충분하다. 다만 리스너로서 음악 감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뮤지션으로서 음악의 구성과 구조를 파악하면서 들어봐야 한다.
재즈를 하고 싶은 사람이 처음부터 재즈를 카피하기는 힘들다. 짧고 간단한 동요부터 시작해도 좋다. 다음엔 만화영화 주제가나 짧은 피아노 곡도 좋다. 악기 수가 많지 않은 피아노 솔로곡도 괜찮다. 처음이니까 무엇이든 만만한 곡이면 된다.
절대음감도 아니고 상대 음감도 자신 없다면 해당 노래의 제목과 chords를 같이 검색해서 키와 코드 진행 등을 파악해도 좋다. 코드와 조성을 안다면 베이스 등의 저음도 쉽게 카피할 수 있을 것이다. 검색이 귀찮다면 해당 키의 다이어토닉 코드를 모두 눌러보면 비슷하거나 완벽히 맞아떨어지는 코드가 있을 것이다. 미묘하게 맞지 않는다면 텐션을 추가해 본다. 느낌이 조금 다르다면 대리 화음 등을 시험해 본다. 그래도 맞지 않는다면 도미넌트 코드나 어그멘트, 디미니쉬 등의 얼터드 코드도 시험해 본다. 그래도 안 맞는다면 중간에 조바꿈이 있을 수 있다.
반복하다 보면 장르별 템플릿을 느낄 수 있다.
그다음엔 원하는 장르의 곡 중 가장 좋아하고 만들고 싶은 곡을 하나 선정하여 카피를 시도한다.
카피할 곡의 빠르기 알아내기
일단은 검색을 해보고 나오지 않는다면 DAW를 이용해 템포를 알아낸다. 음원파일을 트랙 하나에 넣고 재생하며 카피해도 좋다. 이 방법이 번거롭다면 임의의 템포를 설정하고 연필로 오선 악보에 기입하는 방법도 좋다.
엄청 쉬운 멜로디 카피
멜로디 카피는 누워서 떡먹기다. 곡을 재생하고 피아노나 건반 등을 이용해 아무 스케일이나 모드를 연주해보면 가장 잘 맞아떨어지는 스케일 혹은 모드가 있을 것이다. 해당 스케일을 정해놓으면 다음 멜로디의 음을 예상하기 쉽다.
인트로를 제외하고 시작
인트로는 못 갖춘 마디거나 곡의 전체적인 리듬과는 동떨어질 때가 간혹 있다. 대부분은 인트로도 곡의 구성요소이므로 비슷한 분위기를 유지한다. 그러나 독특한 인트로를 가진 곡들이 있다. 곡의 대표적인 리프에 일부러 과도한 리버브, 딜레이, 필터 등을 사용하거나 효과음으로 인트로를 대신하는 경우도 있기에 일단은 인트로를 제외하고 첫 번째 VERSE나 코러스 부분부터 카피해도 좋다.
부담스럽다면 한 마디씩
무엇이든 어려운 것은 일단 결심하고 준비하는 것이다. 곡의 카피를 결정하였고 모든 환경이 준비되었다면 한 마디씩 차근차근 진행하자. 가장 잘 들리는 악기를 선택해 나아가면 된다.
그래도 잘 안 들린다면
카피할 곡을 정했다면 대부분은 음원 서비스 사이트에서 스트리밍으로 재생하거나 유튜브 등의 사이트를 이용할 것이다. 여러 번 들어봐도 멜로디부터 막혀 엄두가 안 난다면 다음과 같은 방법을 쓰자.
인터넷 검색 창에 8비트 멜로디, 16비트 벨소리, chip tune 등을 검색하여 곡을 들어보자. 비트가 작아질수록 사운드가 간단하므로 카피가 더욱 수월해진다.
곡의 구조 그리기
| 인트로 | 버스1 | 프리 코러스 | 코러스 | 버스2 | 코러스 |
| 2마디 | 4마디 | 4마디 | 8마디 | 4마디 | 8마디 |
간단히 표를 사용해 곡의 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 순서대로 곡의 구조를 써본다. 후에 본인의 곡을 구성할 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곡을 카피할 때도 구성별로 카피하면 더욱 수월하다.
비슷한 음색을 선택
되도록 원곡과 비슷한 음색을 선택하여 카피한다. 또한 완전히 같은 느낌이 나도록 여러 설정을 건드리거나 이펙트를 사용하여 음색을 만들어 본다. 잘 들리지 않았던 코드도 음색을 비슷하게 설정하면 들릴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