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왜, 도대체 왜 히피펌을 할까? 매력적인 히피펌의 유통기한은 고작 하루 이틀일 뿐인데 말이다.
물어볼 사람이 없으니 스스로 답을 해보겠다.
나는 여태까지 총 2번의 실수를 범했다. 그렇다. 히피펌을 무려 두 번이나 한 것이다. 처음 히피펌을 했을 때 만족했기 때문에 두 번 한 것이라고 예상했다면 오, 틀렸다.
우선 첫 번째 히피펌이다. 한 3년 된 것 같다. 시기는 정확히 계산하기 귀찮다. 떠올리기도 싫은 기억이기에....⭐
나름 괜찮은 것 같다. 사진으로 보면. 그러나 저 머리는 고작 이틀 갔다. 아무리 에센스와 오일을 떡칠해 봤자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지 않는 부스스함이 보기 힘들었다. 머리를 아예 안말리거나 헤어젤을 떡칠하면 그나마 차분했다. 그러나 이 방법은 머리 냄새나고 찝찝했다. 결국엔 얼마 안 가서 머리를 풀어버렸다. 머리카락은 당연 상했다. 머리카락 끝은 인형머리처럼 꼬불꼬불거렸다. 남은 것은 돈지랄과 상한 머리카락과 아픈 마음뿐....... 그래도 재미는 있었다고 써야겠다.
전체적으로 다 상한 상태였지만 삭발을 할 수는 없었기에 많이 상한 부분을 쳐내니 숏컷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잘 어울렸다. 상쾌한 맛으로 잘 지냈었다.
시간은 흘러흘러 머리카락은 어깨를 넘었다. 사진으로도 보이지만 머리중간부터 끝 상태가 빗자루다. 그냥 저렇게 길면서 조금씩 다듬었었다. 이때는 현명했었군.
슬릭컷으로 숱을 치며 열심히 이쁘게 묶고 다녔었다. 이때가 머리카락 스트레스도 없었고 최고 만족했던 시기다. 그러나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변화를 추구한다. 흑. 나참.
머리가 가슴을 넘자 머리 말리고 고데기하는데 한 세월이었다. 아침마다 너무 힘들고 고돼서 뚝 잘랐다. 조금의 상실감은 있었지만 맘에 들었다.
맘에 들었다. 관리하기도 편하고 다시 상큼해진 것 같은 느낌이 좋았다. 좋았으면 좀 즐길 것이지 ㅠ
일을 좀 쉬는 김에 신이 났던 탓일까? 지난 과오를 까먹고 또다시 일을 벌이고 만 것이다.
아. ㅜ 첫번째 히피펌은 이렇게까지 머리카락이 상하진 않았던 것 같은데. 이건 완전 절망이었다. 예쁘지도 않을뿐더러 머리가 정말 미친 듯이 상했다. 눈물이 났다지. 진짜로. 그나마 묶은 거라 이런 상태.
촌스러운 이 분은 대체 누구? 매우 당황스러웠다. 며칠을 한참을 예전 히피펌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리고 자책했다. 왜 또 이런 일을 벌였니. 어우 제발...😣또다시 파격적인 변신을 하고 싶다면 이 고찰 글을 보렴 나야.
흑 사진으로는 빗자루가 표현이 안된다. 만지면 뻣뻣하고 바스락거리고 꺼슬꺼슬하고 따갑고 아프다. 내 평생 이렇게 머리카락 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머리가 뚝뚝 끊어지게 상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이번엔 진짜 심하게 상했다. 바오밥 LPP 트리트먼트도 소용이 없다. 쿠팡 하라즈 맥주효모 트리트먼트도 별 소용이 없다.
이 사진이 그나마 머릿결 상태가 잘 표현되었다. 이도저도 아닌 스타일. 1년은 존버해야 한다.
여. 그나마 덜 상해 보이도록 블랙으로 염색했다. 이제 내 인생에 펌은 없다. 내 머리를 감히 아무 미용사에게 맡기지 않겠다. 돈 아끼겠다고 동네 미용실 아무 데나 들어간 나를 기억해. 이젠 안 되는 거다.
결론적으로 내가 히피펌을 하는 이유는
✔ 심심해서 인 것 같다
심심하니까 뭐라도 하려고 만만한 머리를 볶는 거지.
최근엔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다. 그래서 이젠 심심하지는 않은데 ㅋ 딴짓을 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잠깐 블로그와서 글 썼다. 이제 다시 공부를 해야겠다.